마음의 영성

쥴 슈발리에 신부의 카리스마에 따른 마음의 영성 20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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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 마음의 영성을 사는 것

 

34장 말씀의 빛

 

 

3부: 하느님의 자비와 인간의 소명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하느님의 말씀이 추상적 개념들의 나열이 아님을(사랑의 기쁨 22) 지적합니다. 성령의 부르심과 요구는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서 우리에게 말씀하신다는 것입니다. (사랑의 기쁨 31) 성경은 하느님의 자비와 인간의 소명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이야기와 비유’를 사용합니다.

 

성경에는 가정생활의 의미를 우리에게 알려주는 나자렛 성가정에 관한 이야기도 있지만, 파탄에 이르는 결혼생활의 모습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통해서도 성경은 하느님이 변함없이 자비로우시며 우리를 지켜주신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창세기 2장은 에덴동산의 첫 번째 부부인 아담과 하와에 대한 상세한 설명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아담과 하와는 이 지구상에서 모든 시대와 장소를 대표합니다(사랑의 기쁨 13). 아담은 외로움을 덜어줄 수 있는 “자기에게 알맞은 협력자”(창세 2,18)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하와를 그에게 데려다줍니다. 이를 통해 창세기 저자는 결혼에 대한 하느님의 원래 목적을 다음과 같이 해석합니다. “남자는 그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됩니다.”(창세 2,24; 사랑의 기쁨 12,13) 그러나 죄 때문에(사랑의 기쁨19) 남자와 여자의 관계는 지배 관계로 바뀌었습니다. 창세기 저자는 “너는 네 남편을 갈망하고 그는 너의 주인이 되리라.”(창세 3,16)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남자와 여자 사이가 지배 관계로 변질되었다고 설명합니다. 이 구절을 시작으로 성경에서 실패한 결혼과 고통받는 부부의 모습을 종종 발견하게 됩니다. (사랑의 기쁨 20-21)

 

예수님께서는 결혼에 대한 하느님의 원래 목적을 일깨워주기를 원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된다.”(창세 2,14; 마태 19,5)는 말씀을 다시 언급합니다. 나아가 이상적 결혼에 있어 ‘깊은 조화’나 ‘마음과 삶의 결합’과 같은 점들을 강조하셨습니다. (사랑의 기쁨 13).

 

‘이혼에 관한 논쟁’에서 보듯, 예수님이 바라보는 결혼은 아내에 대한 남자의 권리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원래 의도하셨던 결혼은 부부 사이의 결합임을 예수님은 명확하게 밝힙니다. 부부 사이의 사랑의 친밀한 관계는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이므로, 사람이 갈라놓을 수 없습니다. (마태 19,6; 사랑의 기쁨 19)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무척이나 어려운 이상적 결혼을 제시하셨지만, 사마리아 여자나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와 같은 취약한 이들에게 연민과 친밀한 마음으로 다가가는 일 또한 결코 소홀히 하지 않으셨습니다. (요한 8,1-11; 요한 4,4-42; 사랑의 기쁨 38) 예수님처럼 우리 역시,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을 ‘판단’하지 말고(사랑의 기쁨 296)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그들이 처한 상황에서 겪게 되는 고통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하느님의 자비처럼 다른 사람을 향한 우리의 자비는 ‘무조건적’이며 ‘무보수(무상)’여야 합니다. (사랑의 기쁨 296)